배경과 인물이 새롭다 했더니 덴마크 드라마였다.
난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생활드라마나 시트콤을 좋아하는 편인데 리타가 딱 그랬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막장인 내용도 있다.
러닝타임도 40여분 정도로 적당하고 몰입이 잘 되서 시즌 4까지 단숨에 보았다.
리타는 포스터에 있는 주인공 이름이다.
학교 선생이 직업인 리타는 아이들에게 인기는 많지만 사회 생활에 있어서 쉽게 타협하지 않아 많은 적을 만든다.
내키지 않으면 절대로 하지 않는 융통성 없는 성격에 말도 거침없이 내뱉는데다가 자기밖에 모르고 늘 사고를 치고 다닌다.
리타에게는 아이들 셋이 있다.
큰 아들은 결혼으로, 딸은 할머니 죽음 이후로 집을 나갔다.
여자를 좋아한다던 막내 아들은 커밍아웃을 하고 남자친구와 동거를 이유로 리타를 떠난다. 아이들 셋을 연달아 독립시키고 배신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남자친구마저 동료에게 떠나보내고 큰 집에서 혼자 외롭게 지낸다.
예비 사돈 부부와 저녁식사 자리에서 막내아들 예페가 자신은 게이가 아니라고 한다.
예비 사돈과 리타는 옛 연인 관계이기도 하다.
자신의 문제는 될대로 되라 즉흥적으로 행동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보기드문 어른이다.
자식들이나 학교의 아이들한테는 한없이 다정하고 기꺼이 편이 되어 손해를 보기도 한다.
어린 시절 엄마는 아빠와 리타만 남기고 떠나버리고 아빠는 어린 리타에게 늘 화를 낸다.
기댈 곳 없는 리타는 친절하게 대해준 친구 레아의 가족을 의지하며 살게 되지만 이마저 오래가지 못하고 리타의 한순간의 실수로 모두 깨지게 된다. 이 일에 대한 트라우마때문인지 리타는 진지한 관계를 피하고 망쳐버리고
나중에는 자기 혐오에 빠지기도 한다.
어린시절 모교로 돌아가게 된 리타, 학부모가 된 레아를 만난다.
이쯤되면 캐릭터가 진상이 될 법도 한데 리타는 그렇지 않았다.
아이처럼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숨기지 않는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무조건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체로 인정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진심을 다해서 도와준다.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변명따위는 하지 않고 인정하고 댓가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리타는 더 어른스럽고 사랑스러웠다.
학교가 배경인만큼 마약이나 임신, 왕따, 학교합병같은 학생과 학교문제에 대한 에피소드도 꽤 나오는데
그들의 환경과 자유로운 해결방식이 매우 흥미롭기도 하고 부러웠다.
드라마 리타는 현실적이지만 따뜻했다.
그리고 빨리 시즌5 제작이 확정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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